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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21대 총선] 4개 정당 노동, 복지, 건강, 주거 등 공약 젠더관점 비교분석 결과 발표2020-04-09 11:47
카테고리생활자치·평통
작성자 Level 8



4개 정당의 노동, 복지, 건강, 주거 등 공약

성평등 관점에서 분석 평가

유권자들의 선택 돕고자

 

성평등 민주주의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성연합’)외 35개 여성단체는 성평등 민주주의라는 시대적 과제를 안아 지속가능한 성평등 사회를 실현해야 할 책무가 있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 민생당, 정의당 등 4개의 원내 정당의 제21대 총선 공약을 성평등 관점에서 분석하고 평가하였습니다.

여성연합은 성평등 관점의 공약 분석·평가를 통해 각 정당의 성평등 정책 수준을 비교·분석하고 정책실현 의지를 평가하며, 그 결과를 제21대 총선 유권자들에게 정보로 제공하여 유권자들의 지지 정당과 후보자 선택에 도움을 주고자 진행하였습니다.

 

여성연합은 지난 3월 26일 1차로 4개 정당 젠더폭력 분야 공약 비교분석에 이어 제21대 총선 공약 중 노동, 돌봄, 연금, 건강, 주거, 한부모·가족, 이주, 농·어업 분야를 2차로 분석하였습니다. 분석 대상은 총선 선거운동이 시작된 4월 2일(목) 기준으로 각 정당이 발표한 각 정당의 제21대 총선공약집을 바탕으로 하였고, 민생당은 총선공약집이 공개(4월 2일 기준)되지 않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개된 10대 정책을 참고하였습니다. 이 밖에 여성연합이 각 정당에 보낸 ‘제21대 총선에 요구하는 주요 젠더과제와 정당 공개질의서’ 답변 결과를 참조하였습니다.

 

정당별 노동, 복지, 건강, 주거 등 공약 분석 결과

 

민주당, 돌봄과 보육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는 정책 제시

‘임금분포 공시제’ 공약의 구체적 실행계획은 부족

 

통합당, 시대착오적인 시간선택제 근로자 채용지원금 대폭 상향 공약 제시

여성 현실에 대한 낮은 인식을 보여주는 정책 일색

 

민생당, 선거운동 시작일(4/2) 기준 정책공약집 공개 되지 않아

구체적인 평가 어려워

 

정의당, 채용성차별, 성별임금격차해소를 위한 실효성 있는 공약 제시

가장 포괄적이고 다양한 이주민 정책과 임신중지에 대한 정책 유일하게 내놓아

 

각 정당의 여성 노동과 돌봄과 보육, 복지, 건강, 주거, 가족, 이주 및 농·어업 여성 분야에 대한 공약은 대체로 기존의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 안에서 ‘정상가족’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패러다임으로 사회의 근본적 성불평등 구조 해결보다 현실의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노동 공약의 대부분은 여성 일자리, 경력단절여성 정책에 한정되어 있다. 또한 정당들의 돌봄 공약은 돌봄의 1차적 책임을 개인이나 가족에 두는 한계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였고, 돌봄의 양극화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부족하다. 여성 건강 정책은 여성의 포괄적인 성과 재생산 건강·권리 보장에 대한 것이 아닌 ‘자궁경부암 등 여성암 관리법 제정 추진(민주당)’ 정책 등 단편적인 수준의 공약이 제시되었다. 4개 정당은 적정한 주거에 살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됨에 따라 주거 관련 공약을 모두 포함하였다. 하지만 제시된 공약은 1인 가구·청년·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주거정책과 대출 확대 정책이 주를 이루며, 이마저도 이미 정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정책을 재포장한 것에 그친다. 4개 정당이 모두 제시한 청년 주거 정책은 청년 1인가구를 주거 정책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는 긍정적이나, 성별과 연령을 고려하지 않아 청년을 단일한 존재로 상정하는 한계를 보여주었다. 그나마 제시된 여성 1인가구 대상 정책은 주로 여성의 ‘안전’에만 초점을 맞춘 미흡한 정책이다. 각 정당은 ‘정상가족’위주의 주거 정책에서 벗어나 1인가구, 비혼, 비혈연, 동성혼 등 다양한 형태와 다양한 상황을 고려한 포괄적인 주거권 정책을 다루어야 한다. 가족 정책 또한 변화하는 가족형태를 반영하지 않고 전통적인 의미의 ‘건강한’ 가족을 유지하고 여기에서 벗어난 한부모가족, 다문화가족, 1인가구 등을 ‘취약’가족으로 분류하는 관점을 바탕으로 설계되었다.

 

민주당은 노동분야에서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는 임금분포공시제를 일정규모 이상의 민간기업 대상으로 범위를 확대하는 공약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성별임금 현황, 고용형태, 직군 및 직종 분리 현황 등 복합적 상황에 대한 현실이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 실행 계획이 부족하다. 또한 민주당은 보육과 돌봄 분야에서 사립유치원 개혁, 보육의 공공성 확보, 지역 돌봄체계 확보를 위한 통합적 돌봄 체계 구축을 위한 정책을 내놓아 2019년 사립유치원 비리로 드러난 보육의 공공성 문제와 장기요양을 포함한 돌봄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이 외에도 민주당은 여성 농·어업인 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는데, 특히 가부장적 남성중심 농촌지역의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해 농업인 대상 교육과정에 성평등교육 확대 및 농촌지역 특화 성평등 강사 육성 공약을 제시한 것이 돋보인다.

 

통합당은 분야별 공약을 제시하기는 하였으나 경력단절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이나 기존의 ‘정상 가족’과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이 주를 이룬다. 특히 시간선택제 근로자 대상 채용지원금 상향에 대한 정책은 시대착오적인 정책이다. 여성의 고용단절은 불안정한 노동환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임신이나 출산, 양육은 경력단절의 계기일 뿐이다. 따라서 시간선택제 정책의 적극도입을 통해서는 여성의 고용단절을 막기는커녕 여성을 더 취약한 노동환경에 내몰 수 밖에 없다. 또한 통합당은 가족 정책으로 ‘난임시술비 전액 지원’ 정책을 제시하여,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강화시키고 여성을 재생산을 위한 도구로 보는 관점을 드러냈다. 특히 성별임금격차와 채용성차별, 낙태죄 폐지 이후의 여성의 성과 재생산 건강·권리 보장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정책으로 반영한 흔적이 없어 여성 현실에 대한 낮은 인식을 또다시 보여줬다. 다양한 상황에 놓인 이주여성, 농·어업 여성을 포괄하는 정책과 미래사회를 위한 중요한 이슈인 장기요양을 비롯한 돌봄 문제에 대해서도 뚜렷한 정책을 제시하지 않아 ‘공동체’를 재설계하여 ‘행복’으로 재도약하겠다는 통합당의 슬로건이 무색하다.

 

민생당은 선거운동이 시작하는 4월 2일에도 정책공약집을 발표하지 않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10대 정책에는 주거공약을 제외한 다른 분야 공약은 포함되지 않았다. 원내정당임에도 제대로 된 공약도 준비하지 못하는 민생당과 그럼에도 비교분석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유권자들의 현실이 답답하다.

 

정의당은 3개 정당에 비해 가장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했다. 특히 금융계와 공기업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한 채용성차별과 OECD 부동의 1위인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채용성차별 금지, ‘성별임금격차 해소법’ 제정 등의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공약을 발표했다. 또한 정의당은 여성의 성과 재생산 건강·권리보장을 위한 공약과 더불어 △건강 정책 우선순위 및 예산 배분에 대한 성인지적 관점 적용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기는 관행 개선 △미디어 분야 혐오·성차별 모니터링 및 규제 강화 공약을 포함시켜 여성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여성 건강 관련 문제들을 공약에 담아내었다. 이 외에도 정의당은 이주여성 지원을 가족중심이 아닌 이주여성 개개인의 인권 보호 방향으로 전환하고 이주민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다문화가족지원법」 개정, 이주여성 체류권 보장, 아동의 보편적 출생등록제도 도입 등의 이주민 관련 공약을 제시한 것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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