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박진영 (성매매상식의 블랙홀 저자)

- 유리방에서 리얼돌까지, 성매매 착취를 읽다. 

무엇이든 진공상태에서 존재할 수 없다. 맥락을 지우면 남는 건 허구일 뿐이다. ‘성매매’의 본질을 직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사는 실제 세상을 토대로 사유해야 한다. 시장이라는 구조 안에서 성매매가 거래하는 건 ‘섹스’가 아니다. 구매자의 성적쾌락을 위해 몸의 사용권을 판매하는 것, 절반만 맞다. 그저 축 늘어진 사물로서의 몸이 아니다. 그 몸은 전력을 다해 상대에 요구해 응해야하고, 그것은 심하게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보여야한다. 원하는 이의 욕구보다 더 큰 욕구를 담아 화답하며 즐기고 있음을 온 몸으로 연기해야한다. 때로 연기는 실제보다 더 실제처럼 보이고, 때로 연기는 스스로를 속이기도 한다. 팔리고 있는 자신의 감정조차 원하는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이 정신적 육체적 괴리는 어떤 트라우마를 남기는 것일까. 그것을 용인한 사회의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이를 사유하는 시간을 갖기를 제안한다.